"고중성지방혈증"
평소에 기름지고, 맵고, 짜고, 단 음식을 즐기고 일상의 격한 스트레스를 한잔의 술과 담배로 털어버리시며, 신체활동을 통해서는 단 한 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삶을 수년간 살아오셨다면 건강검진결과서에 적혀있는 저 낯설고 생소한 단어를 만나게 되십니다.
혹시라도 본인 또는 옆에 계신 왠수분의 건강검진 결과서에 고중성지방혈증 의심이라는 소견이 수줍게 적혀 있다면 본 블로그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건강검진 결과서에 고중성지방혈증 의심 소견이 있으며 공복혈당이 90mg/dl 이상이지만 당뇨병은 아니라는 결과를 받아보신 분들은 반드시 읽어주시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식전이시라면 먼저 식사를 맛있게 하시고 아래의 글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곧 기분이 나빠지실 테니까요.
고중성지방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액 속 중성지방의 농도가 정상인보다 높은 상태를 말하는데요.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것이 있으니 우리 우선은 중성지방이라는 녀석에 대해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아요.
중성지방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몸은 섭취한 칼로리를 활동을 위해서 사용하고 남는 칼로리를 지방질로 만들어서 몸 이곳저곳에 저장시키는데요. 이때 음식물로부터 공급받은 지방산과 당질을 재료로 간에서 합성되어 만들어지는 지방을 중성지방이라고 합니다.
저장된 중성지방은 필요시 다시 지방산으로 바뀌어 우리 몸에 에너지를 만들게 되는데요. 중성지방의 주요한 특징은 극성을 띠지 않는다는 것인데 극성을 띠지 않는다는 것은 물에 녹거나 물과 분리되려고 하지 않고 그 자체만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안정성 때문에 우리의 몸은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중성지방이라는 형태로 저장하게 됩니다. 정말이지 우리들의 몸은 신통방통한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중성지방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성분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체온 유지 시켜주며, 필수지방산 섭취를 돕고, 세포막 구성 및 호르몬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각보다 괜찮은 녀석이었습니다.
그럼 중성지방이 많을수록 좋을까?
와인처럼 익어가는 나이가 되면 이 세상에 많을수록 좋은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됩니다. 무엇이든 적당한 선이 있고 지나치거나 모자라면 탈이 나게 되죠. 중성지방이 그래요...
일반적으로 우리 몸 속 체지방의 90%가 중성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금 당장 여러분들의 푸근한 뱃살을 만져보세요.
여러분은 방금 중성지방과의 스킨십에 성공하셨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뱃살은 대부분 내장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내장지방은 중성지방이 주요 구성 요소입니다. 우리가 섭취한 칼로리 중 남는 지방을 저장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잊지 않으셨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무엇이던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그 선을 쎄게 넘었습니다.
너무 맛있게 먹었고 너무 즐겁게 마셨으며 너무 편하게 생활했습니다. 우리의 몸은 이제 우리에게 청구서 대신 뱃살을 "까꿍"하고 내밀고 굳게 닫혀있었던 성인병으로 향하는 대문을 사정없이 열어젖히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다시 고중성지방혈증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액 속 중성지방의 농도가 정상인보다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핏속의 지방성분이 많아지게 되면 혈관벽에 쌓이게 되고 이렇게 침착된 지방 찌꺼기들은 혈관을 막아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만드는데요. 이러한 상태를 동맥경화라고 이야기합니다.
고중성지방혈증은 이러한 동맥경화를 유발하며 나아가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뇌경색, 중풍 등의 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중성지방이 많으면 당뇨병 확율 높나?
우선 무려 논문 "한국 성인의 당뇨병 미진단 비율 영향요인"이라는 것을 조금 읽어 보았습니다. 제게는 조금 벅차지만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백 있게 핵심만 요약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채혈을 통한 공복혈당수치를 체크했을 때 당뇨병이 아니라고 진단되었더라도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다면 당화혈색소 검사를 통해 당뇨로 진단될 가능성이 정상인 사람들에 비해 남성은 2.36배, 여성은 2.78배가 높다고 합니다.
결론은 고혈당 상태에 있는 사람의 경우 중성지방이 높게 나타난다는 뜻으로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126 mg/dL 이하로 체크 돼 당뇨병이 아니라고 진단받은 분들이라도 검사지에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다면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로 받아보시는 편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중성지방은 150 mg/dL 미만으로 유지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중성지방과 당뇨의 상관관계는 두 질환 모두 혈관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점만 보아도 아실 수 있으실 텐데요.
중성지방수치가 높은 분들께서는 혈당 체크를 정기적으로 해주시는 것이 좋고 한 번쯤은 병원에서 꼭 당화혈색소 검사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2024.01.31 - [건강 정보] - 당화혈색소란? 혈당변동성이 중요한 이유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방법은 글이 너무 길어져서 적지 않으려고요. 다들 아시다시피 기름진 음식 조금만 먹고, 몸을 자주 움직이며, 금연하고, 금주하라는 뻔한 방법이 있다고 하네요.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에 대하여 한번 알게 되면 다시는 그것을 알지 못하던 때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이 글을 마지막까지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적어도 앞으로 며칠 동안은 기름기 넘치는 음식을 먹을 때 고민을, 술 한잔 하면서 담배 한 대 피울 때 걱정을, 운동을 하지 않을 때 죄책감이라는 건강한 저주에 걸리셨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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